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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임신 (임신 6주차 피비침) - 둘째 임신ing 1. 본문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 17~18kg이 쪘다.
출산 직후에는 다른 분들의 말처럼 딱 아이와 양수 무게만 빠졌고 수유하는 동안 (완모) 조금 더 빠져서 총 10Kg이 빠졌다. (수유 한 지 6개월 정도 되었을 때 이미 10kg은 빠졌고 그 후로 일 년을 더 수유했지만 그 후로는 0.1kg도 안 빠짐 😂)
그리고 4년이 지났고 몸무게도 변화가 없었다. 출산 후 6개월 내에 살 못 빼면 그게 내 몸무게 된다던데... 그걸 굳이 몸소 체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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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도에 유산을 세 번 하고 (약물 종결 한 번, 화유 한 번, 수술 한 번) 몸도 마음도 지친 나는 엄마의 제안으로 한국에 3개월 동안 다녀왔다.
아이는 조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 같이 다녔고 (덕분에 미국에 돌아왔을 때 daycare를 처음 보냈는데 바로 적응할 수 있었다) 그 시간 동안 엄마랑 데이트도 하고 큰언니가 운영하는 놀숲에서 먹고 자고 공부하고 만화를 보며 3개월을 정말 한량처럼 보내다가 돌아왔다.
미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새로운 직장으로 옮겨 일을 시작했는데 고새 또 한 번의 화유를 경험했다. 가족들도 너무 걱정을 하고, 남편도 내 몸이 자꾸 상한 게 걱정된다며 둘째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나 또한 둘째 생각이 없어지기도 했고 예쁘게 잘 자라주는 하루를 보며 "그래! 하나로 만족하며 살자!" 마음먹었고 그렇게 22년도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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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도가 되었다. 하루는 세 살 반을 지나고 있었고, 학교에서 제법 친구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친구들에게는 동생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티비에 나오는 콩순이도 달님이도 동생이 있는 걸 알게 되었다. 어느 날 지나가는 말이었을진 모르지만 "나도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을 했다. 으음? 동생?!
그 후로는 가끔 아이폰이 보여주는 하루의 아기 때 사진을 볼 때마다 다시 둘째를 가져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애기였는데 언제 이렇게 커버렸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고 하루랑 똑같이 생긴 아이가 한 명 더 태어나면 무슨 기분 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남편에게는 별 다른 말은 안 했지만 하루가 동생을 가지고 싶어 하는 것 같다라고만 말을 했다. 하지만 별 반응 없던 남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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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너무 둔한 나인데 임신만 하면 귀신같이 몸의 변화가 느껴지는 나.. 5월 초쯤 밑 배가 콕콕 찌르는 느낌을 받았다. 생리 주기가 40-45일 정도로 길기도 하고 4월 초에 생리를 했었기에 첫날 해 본 테스트기는 단호박 한 줄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나의 직감은 틀리지 않았고 다음 날 테스트기에서 희미한 두 줄을 보았다.
유산을 자주 경험 한 분들은 알겠지만 사실 테스트기에 두 줄이 나온다는 게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이번에는 또 어느
시기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불안의 시간이 시작된 거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보험을 가입하고 일 년 반 동안 병원 갈 일이 없었기에 primary doctor를 한 번도 만나 본 적이 없었다. 진료를 잘 보시는 분 이라며 직장 상사가 추천을 해주셔서 선택했는데 막상 예약하려고 하니 이미 두 달 정도는 예약이 다 차 있었다.
가뜩이나 미국 병원은 절차가 복잡해서 산부인과 주치의를 만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었고, 주치의를 바꾸기로 결심을 했다. 보험은 Sharp였는데 일단 병원으로 전화해서 pregnancy test positive를 받았으니 집 근처의 병원으로 가장 빠른 예약을 잡아달라고 했다. 역시나 8주 차쯤으로 첫 진료가 잡혔고 (8주 전에는 예약도 잘 안 잡아주고 초음파도 안 해줌 😤) 6주 차가 다 지나갈 무렵 피 비침이 있었다.
병원에 다시 전화를 해서 피 비침이 있었는데 유산 경험이 많기 때문에 8주 차가지는 못 기다릴 것 같다고 이야기했더니 바로 3일 후쯤 specialist로 연결해 주었고, 7주 차에 초음파를 볼 수 있었다.
간단한 검사가 끝나고 초음파를 본 의사는 “아이가 주수보다 작기는 하지만 심장도 잘 뛰고 자궁 크기도 충분한데 피 비침 흔적이 있긴 하지만 이유는 모르겠다. 걱정하지 말아라”라고 했다. 예약을 잡고 병원을 가기까지 기다리는 3일은 30일 같았고, 심장이 뛰지 않는 아기를 또 보게 될 까봐 얼굴에는 피가 쏠리는 기분이었다. 잘 뛰고 있는 아기의 심장을 보고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른다. 의사 선생님은 엉엉 우는 나를 보며 무슨 심정인지 안다며 토닥여 주시고 다시 한번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
다시 한 주가 흘렀고, 담당 산부인과 의사를 만나기 위해 남편과 하루와 함께 병원을 갔다.
열흘 정도 후였는데, 그 사이에 아기는 또 커 있었고 심장도 감사하게 콩닥콩닥 잘 뛰고 있었다. 하루 때랑은 다르게 엄청 부지런히 꼬물꼬물 움직이고 있었다. 예정일은 생리 주기가 불규칙한 탓인지 하루 때처럼 일주일정도 미뤄졌고, 엄마아빠에게 알리기 전에 언니들에게 알렸다.
신기하게도 작은언니와 나는 마지막 생리 일이 같았고 언니도 생리 주기가 긴 탓에 미뤄진 출산 예정일도 비슷했다.
그리고 몇 주 뒤.
또 한 번의 피 비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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