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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유산, 계류유산 - 약물배출 이야기 2 본문
의사가 미리 말 해 준 것처럼 (오후 두 시쯤 약을 삽입) 약을 삽입 한 후 4시간 쯤 지나자 본격적인 통증과 하혈이 시작 되었다. 병원에서 처방 해 준 Ibuprofen타입의 진통제를 통증 시작 전에 3알을 미리 먹고 난 후 여서 그랬는지 확실히 통증은 생각보더 덜 했다.
약물배출을 통한 임신종결은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약물배출만으로도 임신 종결이 되지만 어떤 사람은 약물배출을 통해 배출이 다 끝나지 않아서 추가적으로 수술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들었다. 사실 이 부분이 내가 제일 걱정 했던 부분중의 하나였고 다행히 나는 약물배출로 끝이났다.
알약을 삽입한 후 나는 침대에 계속 누워서 쉬었고, 배출이 시작 되고 난 후 부터는 한 시간 반 정도에 한 번 꼴로 화장실에 가서 패드를 갈아주었다. 패드를 갈 때마다 하혈의 양은 (나의 경우는) 보통 생리 양의 2-2.5배정도 되었고, 밤 열 두시 쯤이 되었을때는 하혈이 좀 잦아드는 듯 했다.
하혈이 잦아 들었다고 해서 배출이 다 끝나가는게 아니라는건 직감적으로도 알 수 있었다.
의사가 첫 약 삽입 후 12시간 후에 다시 추가로 네 알을 넣으라고 했었고, 나의 경우에는 오후 두 시에 넣었기 때문에 12시간을 맞추기엔 애매할 거 같아서 새벽 한 시쯤 자다 깼을 때 약을 넣었다.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로 기절하듯 다시 잠을 취했고 다섯시간 정도를 내리 잔거같다. 그리고 새벽에 화장실이 가고 싶어서 깼는데 그 때가 내가 기억 하는 최악의 순간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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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누워있다가 일어나서였는지 다섯시간 가량 몸 안에 모여있던 (나올 준비가 된) 피들이 내가 일어서는 순간 한 꺼번에 몸 밖으로 쏟아져나왔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난 아기 기저귀도 아마 바가지에 물을 담아 한 번에 쏟아 부으면 안 받아지고 흘러 넘칠것이다. 한 번에 쏟아지는 하혈량을 패드가 받아내지 못하고 다리 사이로 몽땅 쏟아져내렸다.
너무 많은 피를 쏟으면 쇼크가 올 수 있기때문에 쇼크가 오면 바로 911으로 연락하라던 의사 선생님의 말이 기억났다. 눈 앞이 캄캄해져서 순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다행히 뒤쪽 벽에 쓰러지듯이 겨우 기댈 수 있었다. 내가 놀라서 지르는 비명 소리에 남편이 깜짝 놀라 일어났고, 본인도 놀랐을텐데 나를 진정시킨 후 화장실로 데려다 준 후 모든 뒷정리를 남편이 다 해주었다.
화장실에 앉아서 남편이 미리 사와 준 게토레이를 마시고 나니 정신이 좀 돌아왔고, 정신도 마음도 조금씩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 같았다.
그렇게 아침이 왔고 하혈량은 많이 줄어들었다. 그 후로 4-5일 정도 더 하혈이 있었고 다행히 일주일 후에 병원에 검사를 갔을 때는 추가적인 수술은 안 해도 된다는 말을 들었다.
많은 부분에서 힘이 들었지만 제일 힘이 들었던 건 하혈하는 중에 배아를 육안으로 봐야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비록 8주에 성장을 멈춘 작은 생명체였지만, 총 11주라는 기간 내 몸에서 품고 있었던 아이. 눈물이 나서 엉엉 울었던 것 같다. 이렇게 아이와 마주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남편과 나는 몇 일 후 내 몸이 회복 되고 난 후 자주 가던 바닷가 근처 공원의 큰 나무 밑에 아이를 보내주었다.
모든 과정이 힘들었었고, 여기에 나누지 못 한 또 한 가지의 힘든 점도 있었는데, 많은 힘듦 중에 마지막에 적은 부분이 제일 힘들었었다. 그래서 이 후에 있었던 또 한 차례의 유산에서는 바로 고민 없이 수술을 결정하게 되었다.
약물배출은 수술에 비해서는 몸에 상처가 날 염려가 없지만 엄마가 겪어야할 다른 고통이 참 많았던 것 같다. 배출이 끝난 후에도 2주정도는 입덧으로 고생했는데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에 하나님을 참 많이 원망 했던 것 같다.
하나님 앞에 다시 돌아가서 온전한 예배를 드리기까지도 참 오래 걸렸었던 기억이… ㅎㅎ
세상에 모든 임산부들이 아무런 문제 없이 열 달 동안 아이를 품고 있다가 만나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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