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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임신 (임신 10주차, 11주차 피비침) - 둘째 임신ing 2. 본문

일상

미국에서 임신 (임신 10주차, 11주차 피비침) - 둘째 임신ing 2.

유하루맘옥또니 2023. 9. 8. 07:50

임신 6주 차에 피 비침(양은 아주 소량이었지만 색깔은 선홍색 빛)이 있었지만 다행히 다음 검진 때까지 피 비침이나 별다른 증상은 없었다. 정기 검진 때도 아기 심장이 잘 뛰고 있었기에 한시름 걱정을 내려놓고 또 시간이 지났다.

10주 차 초쯤.. 6주 차에 있었던 피 비침과 같은 증상이 있었다. 임신하고 임신분비물이 좀 늘었는데 거기에 또다시 선홍색 빛 피가 또 섞여 나온 것이다.

(21년도) 처음 유산을 했을 때, 인터넷에 찾아보니 갈색혈이면 착상혈 같은 이유로 미리 몸에 고여있던 피가 나오는 거라 괜찮을 수 있는데 만약 빨간 혈이면 지금 active 한 피기 때문에 빨리 병원에 가 봐야 한다는 글을 봤었다. 나는 전자였지만 아이가 이미 뱃속에서 유산이 된 지 2-3주가 지난 후로 아이의 유산과 관련된 갈색혈이었다.

10주 차 초에도 붉은 피 비침이었지만 6주 차에 있었던 피 비침과 양이나 색이 비슷했고 6주 차에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병원에는 연락하지 않고 일단 안정을 취했다. (사실 한국이었으면 피가 비칠 때마다 바로 갔겠만.. 미국 병원의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예약을 안 하기도 했다.)

임심 11주 차. 금요일 아침에 다시 한번 같은 증상이 있었고 일요일 아침에도 또 한 번 피가 비쳤다. (하필 독립기념일이 끼어 있는 Long weekend라 가까운 근교로 가족 여행을 계획을 해 놓았었고 여행 떠나는 당일 아침이었기에 완전 멘붕이 왔다.)

여행을 앞두고 One time event처럼 있던 피 비침 빈도가 늘어나자 Urgent care에 walk-in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연휴가 껴 있는 일요일인데 집에서 가까운 곳이 문을 열었었다.

초음파로 아이의 안전한 모습을 확인하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그곳엔 초음파 기계가 없었고 닥터가 육안으로 자궁 입구에 피고임이 있었다고만 확인해 주었다. “이유는 자세히 봐야만 아는데 원하면 ER을 갈 수 있도록 레퍼런스 해주겠지만 더 이상 피가 나올 것 같지 않다”는 하나도 위로가 안 되는 말과 함께…^^

그래서 아기 심장소리라도 들려달라 부탁했고 곧 간호사가 심장 소리 듣는 기계를 들고 왔다. “11주 차면 아이가 아직 너무 작아서 심장 소리를 못 들을 수 도 있다”라고 했는데 정말 10분이 넘는 시간 동안 간호사가 기계로 배 위를 이리저리 움직여 보았지만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ER에 갈 수 있도록 Referral을 받아 나오 긴 했지만 Urgent Care에서도 한 시간이라는 긴 기다림을 했었던 데다 아무런 결과도 얻지 못했던 진료 30분… 나는 너무 지쳤었다. 또다시 ER을 가서 진료를 기다리고 검사를 받고 추가로 400불을 내야 하는 비용 모든 게 부담스러웠다.

무엇보다 그렇게 기다리고, 돈을 내고, 검사를 받았는데 내가 원하는 결과가 아닌 다른 말을 듣게 될까 봐 무서웠다.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 ER 안 가고 그냥 가족이랑 함께 여행 가서 아무것도 안 하고 쉬다 오고 싶어.”

남편은 OK를 했고 2박 3일 짧은 여행이지만 최대한 나는
호텔에서 쉬게 해 주고 하루를 데리고 호텔 안에 있는 수영장에서 그리고 바닷가에서 하루와 놀아주었다. (다행히 여행 중에는 닥터 말처럼 피 비침이 있지는 않았다.)

여행에 가서 병원 앱을 통해 간호사와 Text를 주고받았고 다행히 내 주치의는 아니었지만 다른 닥터가 여행 돌아온 다음 날이었던 수요일 시간이 빈다며 내 진료를 받아주었다.

아이의 심장은 잘 뛰고 있었다.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피 비침의 원인은 알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질염 증상이 있다며 약을 처방받았고 약을 복용한 후에는 분비물도 피도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이유라도 알면 참 좋을 텐데 이유를 모른 채 그저 기다림의 연속에 계속되는 게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모른다. 의사는 12주 차가 되면 유산 확률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걱정하지 말라고 해주었지만 나는 20주 차가 되고 나서 아이 정밀 초음파를 본 후에야 마음에 평화가 찾아왔다.

유산기가 있거나 피 비침 때문에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버텨가는 미국에 있는 모든 임산부들을 응원합니다. 우리 출산하는 날까지 건강하게 아이를 지켜봅시다. 파이팅!

(나중에 내가 가지고 있는 미국에서의 보험과 일반 검사 비용, urgent Care, ER비용, 출산 비용 등 정리해서 올릴 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