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개학 열흘 전부터는 캠프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6일 정도 재택근무 신청을 하고 큰아이를 집에서 돌보며 일을 했는데, 그중 한 날은 카니발 리콜이 들어온 것 때문에 El Cajon에 위치해 있는 Kia Service Center에 아이를 데리고 다녀오게 됐다.
보통은 남편이 이런 일들을 봐주는데 그날은 남편이 2주 전에 수술한 손에 실밥제거 예약이 있어서 내가 급한 아침 업무를 마치고 아이와 함께 서비스센터에 다녀오기로 했다.
다행히 서비스센터 6-7분 거리에 하루가 좋아하는 실내 놀이 공간이 있어서 수리 맡기고 기다리는 동안 서비스센터에서 제공하는 ㅕ셔틀을 이용해 이동할 계획이었다.
하! 지! 만!
역시나 인생은 내 뜻 대로 되지 않는 법😂
아직 카시트를 이용하는 아이를 셔틀에 태우려면 내 차에 카시트를 셔틀로 옮겨서 아이를 태운 후 기다리는 동안 가지고 있다가 돌아오는 픽업서비스 때 다시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컨버터블이라 크기가 큼)
어쩔 수 없이 우버를 찾아봤는데… 우버도 리프트도 예전에는 카시트가 제공되는 드라이버가 있었는데 더 이상 없는 것으로 보였다.
아이를 데리고 아무것도 없는 서비스센터에 반나절을 앉아 있을 수 도 없는 노릇.. 결국 15년 만에 교통수단을 이용해 장소를 옮기기로 결심했다. 요즘 구글맵이 워낙 잘 되어 있어서 환승정보나 다음 버스 도착 예정이 보여서 용기 있게 도전할 만했다. (이럴 땐 교통편 선진국인 한국이 너무 그립다)

스쿨버스는 캠프 때 타 봤지만 일반 버스는 처음이라며 설레하던 하루와 달리 횡단보도를 건너는 동안 우리 앞쪽에서 매정하게 좌회전을 한 후 스탑하지 않고 휙 떠나버린 버스기사 때문에 나는 좀 속상했다 (그 버스 놓치고 20분을 뙤약볕에서 기다림 ㅜ)
예전에는 버스 타서 5불을 내면 하루 종일 버스도 트롤리도 탈 수 있는 종일이용권을 발급해 줬었는데 요즘에는 버스에서 결제할 경우 편도 값으로 탈 때마다 결제해야 했고, 트롤리 카드가 있어도 버스로 트렌스퍼가 안된다고 했다. 옛날과 비교하여 변하지 않은 것은 한 가지.. 현금으로 버스 요금 낼 경우 거스름돈은 없다.
요금은 성인 편도: $2.50, 아이 편도(6살부터): $1.25였다.

해가 너무 뜨거워서 기다리는 동안 조금 지쳤지만 버스를 타니 시원하고 좋았다. GPT가 버스에 안전벨트 있다고 했는데 없어서 너무 당황했다. 튼튼한 무쇠팔뚝으로 아이를 잡고 세네 정거장을 지나가자 다음 목적지인 트롤리센터가 나타났다.



우리가 트롤리를 탔던 곳은 시발역/종착역 이어서 탄 사람도 별로 없었고, 트롤리가 출발하기까지 10분~15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트롤리는 티켓을 점검하는 사람이 간혹 가다 있기는 하지만 거의 없는 편이기 때문에 양심껏 티켓을 구매해서 승차해야 한다.
가격은 버스와 동일하고 트롤리 티켓은 두 시간 내에 다시 타면 기존의 티켓이 아직 유효하다.
요금은 성인 편도: $2.50, 아이 편도(6살부터): $1.25.



자차로 7-8분 거리를 한 시간 만에 도착했다!
차를 더 사랑해야지 ㅠㅠ!
목적지에 다 도착했을 무렵 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일이 있어서 타겟에 있는 스타벅스에 들어가 업무를 보았다. 음료 기다리는 동안 챙겨 온 간식거리를 야무지게 꺼내서 먹으며 기다리는 착한 내 딸. 원래 달달한 간식이나 젤리류는 잘 안 주는데 이 날은 여섯 살 아이가 버티기엔 여러 번의 기다림이 있었기에 달달구리를 먹으며 행복해했다

드디어 Grossmont Center에 있는 The Playground에 도착했다.
5500 Grossmont Center Dr #125, La Mesa, CA 91942
입장료는 종일 노는데 $22.00이고 양말을 구매해야 하는데 우리는 전에 신었던 양말이 있어서 가지고 갔다. (아이와 같이 입장하는 어른은 무료이고 양말은 $4.00이었던 것으로 기억). 여기는 음식을 따로 제공하는 곳이 없기 때문에 음식을 챙겨갈 수 있다. 먹을 수 있는 테이블도 넉넉하고, 아이들이 노는 공간 주변에는 부모님들이 앉아서 지켜볼 수 있는 곳이 군데군데 있기 때문에 일하면서 아이를 보기에는 완벽하다.









11시쯤 놀기 시작해서 거의 1시까지 두 시간을 내리 놀아준 덕분에 나는 앉아서 업무를 보고 조금 늦은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회사에서는 사장님이 금요일인 데다가 좋은 일이 있으셔서 피자를 쏘셨다고 했는데 당장 달려가고 싶었지만 달려갈 수 있는 차가 없어서 ㅎㅎ 하루와 함께 Rubios에 음식을 주문해 놓고 두시쯤 늦은 점심을 먹었다.


맛있는 퀘사디아 사 주고 싶었는데 어디를 가려고 해도 버스로 최소 20분이라 너무 힘들 거 같아서 점심은 이렇게 간단하게 때우고 다시 The Playground로 향했다.

나는 딸내미 손에 굳은살이 생기는 게 너무 싫은데 요즘 Monkey Bar에 푹 빠져서 학교 놀이터에서도 여기서도 매달리기에 여념이 없는 하루였다.
세시쯤 되었을까? 차 서비스센터에서 통 연락이 없어서 남편한테 문자를 해 보니 미안하다며 자기한테 연락이 왔었는데 가게가 바빠서 연락을 할 시간이 없었다고 한다. 어차피 일찍 알았어도 하루가 노는 걸 너무 좋아해서 일찍 움직이지 못했을 거라 알겠다고 대답하고 하루를 설득해서 세시 반에 다시 트롤리센터로 향했다.

중간중간에 갑자기 생긴 업무연락을 받고 노트북 켜서 일을 하느라 서비스센터 돌아가는 데까지는 한 시간이 좀 더 걸렸지만 다행히 다섯 시 전에 차를 픽업해서 둘째 데이케어에 늦지 않고 갈 수 있었다.

하루와 함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귀한 하루였음에 너무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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