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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임신 (역아, 역아 돌리는 요가, 미국 임신 35주차~37주차) 본문
이번 임신은 정말 여러 가지로 나에게 다양한 경험을 안겨주었다.
첫 아이 임신 때는 정말 아무런 탈(?)이 없이 지나갔다. 시간은 4 년이 지났고, 나는 30대가 되었다. 첫 째 아이가 있고 full time으로 근무하는 직장인으로서의 둘째 임신은 쉽지 않았다.
임신 초기 6주 차에 피 비침. 10주 차에 또 한 번, 11주 차에 다시 한번 피 비침이 있었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지만 검사할 때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유산을 네 번 경험한 나에게는 불안한 마음이 가득했고 안정기라고 하는 12주에 들어섰을 때에도 나는 항상 불안했다.
안정기에 들어서면 한 달에 한 번 검진을 가는데, 검진을 가도 별거 없고 심장 소리만 들려준다. 그래도 심장 소리를
듣고 오면 마음에 평안이 찾아왔는데 그때뿐.. 다음 검진을 기다리는 3주의 시간은 다시 피 말리는 시간이었다.
임신 17 ~ 18주 차에 처음 태동을 느꼈다. 태동이 느껴지기 시작하니 마음에 불안함이 줄어들기는 했다. 그냥 뱃속에서 아기가 꼬르르륵 하고 움직여주는 게 감사했고, 그제야 유산에 대한 불안함을 한 결 놓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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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24주 차가 되면 임당 검사를 해야 한다. 미루고 미루다 27주에 한 임당검사에서 임당확진을 받았다. 식후 한 시간 혈당이 208mg/dL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치를 받고는 멘붕이 왔다.
처음에는 음식 때문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애먼 남편에게 히스테리를 부렸다. 한 달 정도 지나니 적응이 되었고 두 달 정도가 되니 남편도 큰 아이도 나도 다 같이 몸이 건강해지고 있었다. 감사하게 살도 많이 찌지 않았다. (현재 임신 38주 차인데 총 7kg 증가).
그렇게 35주 차에 접어들었을 때 아이의 태동 위치가 바뀐 걸 느꼈다. 자꾸 밑으로 발길질하는 느낌이 들었다.
미국은 8-9주 차에 한 번 초음파 검사를 해 주고 20주 차가 되면 정밀검사 때문에 1시간 정도 초음파를 봐주는데 그렇게 두 번으로 초음파는 끝이다.
불행 중 다행인 건 임당산모는 35주~36주 차에 아기가 임당으로 많이 컸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한 번 더 초음파를 봐준다.
35주 차에도 30분 정도 초음파를 봤는데 다행히 아이 크기는 전체적으로 34~35주 사이라고 하셨다. 하지만 검사 소견에 아니나 다를까 Breech라고 적혀있었다. 역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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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를 폭풍 검색했다. 역아, 역아 돌리는 자세, 역아 요가. 어마어마한 자료들이 나오는데 자세는 다 같았다.
내가 보고 따라 했던 건 (링크 참조) 구글 검색하면 제일 먼저 나오는 요가테라스 분의 영상이었다. (임신 한 모습으로 요가 자세를 알려주셔서 더 신뢰가 갔던ㅎㅎ)
https://www.youtube.com/watch?v=Z2DyaD1XX5o
초음파를 본 당일 주치의를 만났다. “아이가 아직 작고 시간이 충분하게 남았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역아회전술 (ECV: External Cephalic Version)이라는 게 있는데, 직접 돌리는 시도도 해 볼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다음 주에 한 번 더 초음파 보고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자”라고 하셨다.
나의 유튜브 알고리즘은 ‘역아’, ‘역아 돌리는 자세’에서 ‘역아회전술’로 바뀌었다. 얼마나 많은 영상을 찾아봤는지 모른다.
다행히 역아 회전술을 받은 임산부의 아이들이 별 다른 문제 없이 정상적인 자세로 돌아오는 걸 보았고, 경산모의 경우에는 둔위교정 성공률이 90프로 정도 된다는 김광준교수님의 영상을 보고 마음이 놓였다.
내가 보고 위안을 받은 김광준 교수님의 영상 링크 첨부☺️
https://www.youtube.com/watch?v=iLdp-Q7ZO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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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가 지났다.
여전히 아가는 밑을 콩콩 차고 있었는데 전 주와는 살짝 다른 느낌이기는 했다.
“다행히 아기 위치가 둔위에서 횡위(아기가 옆으로 누워있음)로 바뀌어 있다. 한 주 더 지켜봐도 될 것 같다. 하지만 37주 차에도 돌아서 있지 않으면 38주 차에는 지난번에 말했던 것처럼 역아 회전술을 하게 될 것이다. 분만실에서 만날 것이며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출산 준비를 해와야 한다. 혹시 모를 제왕절개가 진행될 수 있으니 마음의 준비는 다 하고 와야 좋을 것 같다”라고 했다.
물론 의사들은 환자들에게 항상 최악의 상황도 이야기를 해 주어야 한다는 사실 정도는 그냥 건너 건너로 듣고 알고 있었지만 너무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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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37주 정기 검진일을 3일 정도 앞두고 아이의 태동 위치가 완전히 바뀐 것이 느껴졌다. 전에 없던 골반 통증이 시작되었고 잠잘 때 꼬리뼈가 아파서 새벽에 깨게 되었다. 걷다가 묵직한 통증이 느껴져 주저 않기도 하고 아기가 딸꾹질하면 배꼽 위쪽에서 느껴졌었는데 딸꾹질을 하면 이제 배꼽 밑에서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37주 정기 검진일. 초음파를 보는데 아기 머리가 밑으로 내려와 있었다. 엉엉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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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뭐가 이렇게 쉬운 게 하나도 없을까… 이제는 진짜 아무 일도 없이 출산까지 쭉 잘 가주었으면 좋겠다.
나의 첫 아이인 하루에게 너무 고마웠다. 아무런 탈도 없이 우리에게 와줬고, 커줬고, 태어나줬던 그 모든 시간들이 당연한 게 아니었다는 것.
태어나는 날에도 효도하며 태어났고 정말 복덩이라는 말을 달고 살며 키운 내 첫 딸. 첫사랑 하루.
둘째 임신기간 동안 고생하는 엄마를 보며 4 살 밖에 안 된 아기가 당 검사할 때마다 “엄마 오늘은 괜찮데?” 하고 물어봐 주고, 간혹 라면이나 흰쌀밥이 당겨서 먹으면 “이거 먹으면 안 되는데..” 하며 걱정해 주면서도 “한 번은 괜찮데 운동해~!” 하고 말해주던 내 사랑하는 아이.
이제 2 주 정도가 지나면 어쩔 수 없이 혼자 받던 사랑을 동생에게 나눠줘야 하는 하루가 안쓰럽고 짠 하다.
오늘도 학교 다녀오면 더 많이 안아주고 더 많이 사랑해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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